[모방범] 1,536쪽

[모방범] 1,536쪽

2023. 10. 13. 23:59리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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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범 1
일본 추리소설의 여왕 미야베 미유키의 걸작 『모방범』 제1권. <화차>, <이유>와 함께 작가를 대표하는 사회파 미스터리로 꼽히는 이 소설은 2001년 출간 이후 일본에서만 300만 부라는 판매고를 기록했으며,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범죄조차 이벤트로 전락해버린 현대사회의 잔혹한 단면을 그려내고 있다. 도쿄, 한 공원의 쓰레기통에서 발견된 여자의 오른팔과 핸드백. 핸드백의 주인은 3개월 전에 실종된 20대 여성이었다. 그러나 범인은 오른팔과 핸드백의 주인이 각자 다른 사람이라는 사실을 텔레비전 방송국에 알려오고 피해자의 가족을 전화로 농락한다. 자신의 범죄를 공개적으로 자랑하는 범인의 목소리에 전 일본은 경악을 금치 못하지만, 수사는 난항을 거듭하는데….
저자
미야베 미유키
출판
문학동네
출판일
2012.03.09


달상책 3

모방범 1~3
저자: 미야베 미유키
번역: 양억관
장르: 서스펜스, 미스터리
출판: 문학동네
출판일: 2006.07.27

1,536쪽
1. 1부: 모방범 없는 모방범.

모방범 1권. 528쪽.

미야베 미유키를 알 게 된 첫 번째 책, 모방범.

읽게 되면 끝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기에 읽고는 싶은데 뭔가 꺼리게 됐다. 양이 너무 많다. 1,596쪽. 그래서 사두고 읽게 된 지 오래됐다. 그렇게 방치하다가 드디어 완독!

너무 두꺼워서 쉽사리 다가가기 힘들 수 있는 책이다.  책표지 삽화도 한술 더 떠 그로데스크 하다. 매우 꺼리게 되는 비주얼이다. 대신 양 많은 갓성비라 할 수 있다.

1부는 피해자들의 울부짖음이라 할 수 있다. 모방범은 등장하지 않는다.

1권을 다 읽고 나서 미야베 미유키, 이 작가분의 위대함을 새삼 느꼈다. 정말 대작가라는 말이 어울리는 분이다. 한 번 읽게 되면 빠져드는 무언가가 있다. 흡인력이 엄청나다. 쉽게 읽히는 이 맛은 후루룩 넘기는 면발 같다. 읽다 보면 그 많은 쪽수도 그리 많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언제 벌써 다 읽었지? 가독성이 좋다. 쪽수가 많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대단함을 자꾸 느낀다. 글자가 입력되면 머릿속에서 마구마구 상상되어 펼쳐지게 만든다. 미야베 미유키의 필력이다.

2. 2부: 가해자의 민낯

모방범 2권. 504쪽.

1부가 피해자들의 목소리라면 2부는 가해자의 목소리다.  가해자의 민낯들이 밝혀진다. 아직도 모방범 없는 모방범이다.

가즈아키가 바라보는 히로미에 대해 생각해 본다. 가정환경이란 중요할 수밖에 없구나를 느낀다. 의지할 곳 없는 그곳에 다행히 친구가 있었고 그는 곧 지향이었다. 어쩔 수 없는 방향이었다. 뭔가 슬픔이 느껴진다. 히로미는 히로미가 아닌데 히로미가 아닌 무가 되었다. 살인은 정당화될 수 없지만 의도되지 않은 어쩔 수 없음을 보여준다. 선이 악이 되는 참담한 모습이 담겨있다. 악으로 물들어간다.

분출되지 않은 악은 히로미의 연락으로부터 세상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악으로 프로그래밍된 AI는 입력을 받고 그에 따라 출력된다. 010101...

3. 3부: 모방범의 관종

모방범 3권. 504쪽.

왜 도대체 책 제목이 모방범일까 곱씹으며 읽던 것은 끝이 돼서야 알게 됐다. 다소 허무함을 느꼈다. 범인이 느낀 모멸감마냥... 허무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각 등장인물의 '인간상'을 들여다본다.

모방범의 특별한 점이 있다면 딱히 주인공이 없다는 것일까? 특정 짓기가 힘들다. 범인을 쫓기 위한 유일한 우리의 영웅이 없다. 그저 여러 등장인물과 범인의 악에 서사  같다. 가즈아키를 주인공으로 보고 싶긴 하다. 선과 악의 대조성을 보인다.

모방범은 애석하게도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추리보다는 서스펜스에 가깝기 때문이다. 대부분 추리소설의 대작가라 기대하고 읽을 것이기에 허망할 수도 있다. 추리는 어딨지? 어딨어! 달상의 경우도 추리를 기대했지만 그나마 서스펜스의 매력을 알게 된 좋은 예라고 욱여넣기.

서스펜스 suspense
영화, 드라마, 소설 따위에서, 줄거리의 전개가 관객이나 독자에게 주는 불안감과 긴박감.

이번에도 역시 각 등장인물의 묘사에서 천재성이 도드라진다. 묘사의 교본이라 말하고 싶다.

1권에서 3권의 방대한 양을 봤을 때 모방범은 너무나도 담백하고 꽉 차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떠한 것도 실없지가 않고 하나하나 꼭꼭 눌러 담겼다.

그 끝. 모방범의 악행은 그저 관종에 지나지 않았다. 정말이지 순수 그 자체의 악이었다.  소스라치게 만드는 인간의 악. 사이코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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